[사설] '환경 모범' EU 국가들의 잇단 탄소중립 속도조절

입력 2024-03-12 17:56  

영국 리시 수낵 총리가 대표적 화석연료인 가스화력발전소 신규 건립 지원 계획을 밝혔다. 탄소중립 후퇴라는 비난에 수낵 총리는 “흐린 날과 바람 없는 날이라고 국민들이 에너지 없이 지내도록 놔둘 수는 없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국가 에너지 안보를 도박 걸 수는 없다”고 했다.

영국 정부의 이번 정책 발표는 최근 유럽에서 일고 있는 ‘그린래시’로 불리는 친환경 속도조절론의 일환이다. 2017년 세계 최초로 2045년 탄소중립 목표를 법제화한 스웨덴은 지난해 친환경 예산 삭감과 함께 휘발유·경유 등 화석연료의 유류세를 감면하는 등 탄소중립 속도 조절로 유턴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유럽연합(EU) 친환경 법제화의 ‘일시 중단’을 요구했으며, 네덜란드의 새 정부도 기존 탄소중립 추진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 휘발유·디젤차 판매 중지 시점을 2030년에서 2035년으로, 석유·LPG 보일러 사용 중지 시점은 2026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친환경 정책을 선도해온 유럽 국가들이 이처럼 속도 조절에 나선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 국민 세금 부담과 함께 현재 신재생 기술 수준으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지하다시피 태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입지 여건이 세계 최악 수준이다. 네이처에 실린 세계 주요 42개국 태양광·풍력 안정성 비교 분석에서 한국은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가 캐나다 호주 미국 등의 효율성을 갖기 위해선 1200조원으로 추정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춰야 하며, 그것도 10년마다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유엔에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이전 목표치보다 한 번에 14%포인트나 높이는, 참으로 무책임한 선언을 했다.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등의 분석을 보면 이 목표를 맞추기 위해선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제조 강국이지만 에너지 빈국인 우리야말로 탄소중립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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